말씀과 복음으로 통일 꿈꾸다

북한이탈주민이 3만 3,000명에 달하는 이 시대. 해를 거듭할수록 국내 거주 탈북민의 숫자가 늘어가고 있다. 이 가운데 주님을 영접한 후 남다른 목회의 비전을 가지고 목회자의 길을 걷는 탈북민 출신 목회자들이 있다.

탈북민들의 한국 사회 정착을 돕고 남북한의 성도들을 신앙 안에서 하나로 아우르며 남북통일을 넘어 ‘복음통일’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탈북민 출신 목회자들. 탈북민들과 함께 북한 선교를 꿈꾸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탈북민자립지원센터 설립한 새터교회 강철호 목사

강철호 목사는 1991년 탈북한 이후 신앙을 접하고 목회자가 됐다. 그는 2004년 서울 양천구에 새터교회를 세워 지금은 탈북자들의 든든한 지원자가 됐다.

개척 당시 탈북민 성도 5명으로 시작한 그는 몇 년 동안 성도의 수가 크게 늘지 않고 재정적으로 어려움이 많아지자 목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강 목사는 “개척하고 2년 후 성도가 20여 명으로 늘었지만 교회가 운영되기엔 넉넉지 않아 목회를 그만해야하나 하는 생각도 했었다”며 “하지만 적은 인원이라도 내가 이분들을 책임지지 않고 그만둔다면 나를 목회자로 세우신 하나님 은혜를 저버리는 것이라 생각해 그럴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힘들었지만 목회를 포기하지 않은 강 목사는 2008년 탈북민들이 교회에 대한 거부감이 없이 좀 더 친숙히 교회를 찾을 수 있도록 ‘탈북민자립지원센터’를 만들었다. 탈북민들이 서로 정보도 공유하고 유대감을 느끼며 사회 정착을 도울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함과 동시에 이를 계기로 자연스럽게 교회로 발길을 돌리게 만든 것이다. 

끊임없는 고민과 노력으로 강 목사가 꿋꿋이 목회를 이어가자 같은 지역에 있는 타 교단 목사들이 새터교회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2009년, 목회한지 5년이 되던 때에는 우연한 기회로 알게 된 지구촌교회 조봉희 목사가 강 목사의 사례비를 지원해주기도 했고 2012년에는 정동제일교회(송기성 목사)의 도움으로 교회를 봉헌하기도 했다.

현재 새터교회 교인은 40여 명이며 탈북민이 80퍼센트를 차지한다. 강 목사는 교인 한명 한명이 인격적으로 하나님을 만나도록 도우며 이들을 평신도 사역자로 훈련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하나님께서 이 땅에 탈북민을 보내신 이유는 북에 있는 가족들을 전도하기 위해 보내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들을 양육하는 일은 그들의 가족, 친척부터 시작해 북의 복음화를 위한 첫 단계”라고 말했다.

어린이비전센터 건립 꿈꾸는 새희망나루교회 마요한 목사

“북한의 회복과 복음통일을 이루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사명을 감당할 수 있는 자들이 준비되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마요한 목사는 2011년 새희망나루교회를 개척했다. 남북 성도들이 함께 생활하는 새희망나루교회는 모두가 평등한 존재로 서로가 서로를 섬기며 그리스도의 몸을 이뤄가고 있다.

새희망나루교회도 새터교회와 마찬가지로 서울 양천구에 위치해있다. 성도 수는 60여 명. 이 중 탈북민은 65퍼센트를 차지한다.

마요한 목사는 앞으로 통일시대를 살아갈 청년세대 사역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북한에 복음의 문이 열렸을 때, 북한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우는 일을 감당할 자들을 준비시키는 것이다.

마 목사는 이를 위해 남북의 성도들이 함께 준비하기를 꿈꾼다. 하지만 남한 성도들이 탈북민 교회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접근하지 않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탈북민도 우리와 다르지 않은 사람인데 남한 성도들은 탈북민들을 섬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는지 교회에 잘 오지 않는다”며 “남한 성도들이 편견 없이 다가와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년사역 외에 어린이 사역에도 관심이 많은 마 목사는 작년 여름, 성도들과 함께 필리핀 아웃리치를 통해 빈민촌 어린이들을 섬기는 사역도 진행했다. 성도 수가 많지 않아 여유치 않은 형편에도 그는 매월 성도들과 함께 국제 어린이 양육기구인 한국컴패션에 목적 헌금도 내고 있다.

또 마 목사는 북한에 어린이센터를 세우고 그곳에서 북한의 어린이들을 양육시켜 그리스도의 자녀로서 성장시키길 소망하고 있다. 그는 “주님께서 주신 소망과 비전을 가지고 사역의 열매를 맺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해 달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탈북민 자녀 대안학교 문 연 하나비전교회 송신복 목사

2004년 한국에 온 송신복 목사는 2010년 성비전교회 담임을 하면서 2012년 탈북민 자녀들을 위한 대안학교를 만들었다. 탈북민 성도들이 직장에 출근할 때, 아이들을 맡겨둘 곳이 없어 송 목사에게 맡긴 것이 계기가 됐다. 그는 탈북민 자녀들이 탈북 후, 일반 학교에 다니기 전까지 적응기간을 대안학교에서 충분히 보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현재까지 대안학교를 졸업한 탈북민 자녀들은 80여 명에 이른다.

송 목사는 작년, 만나교회(김병삼 목사)의 후원을 받아 교회를 평택으로 옮기며 이름을 하나비전교회로 바꿔 새롭게 출발했다. 현재 성도는 약 40여 명 정도다. 이 중 절반이 아이들이며 탈북민은 전체의 70퍼센트를 차지한다.

그는 탈북민 자녀들을 대상으로 대안학교를 하고 있지만 남한 아이들을 모집해 남북한 아이들이 함께 동아리활동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남한 주민들이 전도가 될 법도 하지만, 탈북민 교회라는 모습 때문에 전도는 녹록치 않다. 그는 “탈북민들을 섬기겠다고 교회를 찾는 남한 성도들도 가끔 있지만 탈북민들을 이해하지 못해 나가는 경우가 많다”며 “같은 듯 다른, 남북의 성도들을 이해시키는 일은 우리가 함께 풀어가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또 그는 북한 사회가 지역마다 다른 모습으로 폐쇄돼있기 때문에 탈북민 사이에서도 타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 만났을 때 미묘한 가치관의 차이로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쉽지 많은 않은 목회의 길이지만 그는 “중국에서 하나님을 믿게 됐을 때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라는 말씀이 마음에 와 닿았다”며  “하나님은 수많은 어려움과 역경 속에서도 나를 연단시키셨지만 피할 길을 주시고 여호와이레로 역사하셨다”고 고백했다.

그도 다른 목회자들과 마찬가지로 북한 복음화를 위해서는 탈북민 평신도 사역자가 세워져야함을 강조했고 앞으로 북한에 성경 mp3와 라디오 보내기 사역을 전개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에 와 직장을 구하기 힘든 탈북민들을 위해 ‘탈북민직장인선교회’를 만들어 우리나라 기독교 기업과 탈북민들을 연결시키는 사역도 하고 싶다고 포부도 밝혔다.

탈북청년 7명 신학생 만든 한나라은혜교회 김성근 목사

2016년, 서울 노원구에 세워진 한나라은혜교회에는 현재 20명의 탈북민들과 5명의 남한 성도들이 함께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성도 25명 중 7명의 탈북민 청년들이 은혜를 받아 현재 신학의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이다. 김성근 목사는 “탈북민들에게 성경을 가르치다보니 하나님께서 역사하신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김성근 목사가 특히 성경공부에 힘쓰는 이유는 그들에게 완고히 자리한 주체사상의 가치관과 생활습관 등을 허물 수 있는 것이 하나님의 말씀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고 난 후 부터다.

1997년에 탈북한 그 역시 중국에서 성경을 배우며 하나님을 만났다. 자신이 성경공부로 체험한 변화 때문에 한국에서 목회를 시작하면서 탈북민들에게도 성경을 중심으로 목회하는 것이 효과적인 목회의 길이라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김 목사는 ‘북한가정과 결연 맺기’ 사역을 준비 중이다. 김 목사에 따르면 한 달에 5~10만 원만으로도 북한 4인 가족의 생활비가 해결된다. 그래서 김 목사는 남한의 1가정이 북한의 1,2가정과 결연을 맺고 정기 후원금을 보내는 사역을 진행하려고 한다. 후원금을 보낼 때는 교회에서 보내는 후원금임을 알리며 북한 주민들에게 교회와 기독교인들에 대한 고마움을 갖게 만들어 교회에 대한 친근한 이미지를 먼저 형성시키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북한 정부를 돕는 것도 선교의 한 방법이지만 더 실질적으로 주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며 많은 이들의 동참을 당부했다.

북한 복음화를 위해 탈북민 평신도 사역자를 세워야한다는 것에 뜻을 같이 하는 탈북민 목회자들. 그러면서도 각자 나름의 비전을 가지고 여러 가지 사역을 꿈꾸며 힘쓰고 있다. 이들의 사역을 응원하며 북한 복음화를 위해 우리도 함께 기도하자.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