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3일 주일. 본부교회는 한 무리의 손님을 맞았다. 은퇴 후 본부교회 소속으로 지내시다 소천한 옥치경 목사님의 유족들이 조문 감사를 위해 예배에 참예한 것이다. 그 자리에서 유족대표가 손덕용 전 총회장에게 도움을 청했다. “고인의 뜻을 따라 서울신학대학교에 장학금을 전달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될까요?” 손 전 총회장이 마침 함께 식사를 나누던 최희범 전 서울신대 총장 앞으로 유족대표의 손을 이끌었다.

▨… 서울신대는 기독교대한성결교회가 교단의 내일을 책임질 교역자와 평신도 지도자의 교육을 위해 설립한 교육기관이다. 신학과를 비롯한 11개의 학과와 6개의 대학원 재학생 수는 약 3천 명에 이르고 있다. “이 대학교 발전의 모든 순간에는 복음의 열정을 가진 성도들의 아름다운 사랑과 헌신이 있었습니다”라고 서울신대는 감사하고 있다. 그 감사의 응답이 옥치경 목사 유족의 장학금 기증 아니겠는가.

▨… 3월 10일은 교단이 제정한 서울신학대학교주일이다. 올해에는 유독 “70만 성결가족 모두가 기도와 후원으로 서울신학대학교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주십시오”라는 대학의 호소가 목매인 비명처럼 들리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입학생의 감소, 등록금 동결로 상징되는 대학의 위기 상황을 서울신대도 돌파할 방법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성결인들이 알지 못하는 어떤 난처함에 빠져 있는 탓일까.

▨… 그 원인을 한국성결신문 제1171호를 통해 유추한다면 서울신대는 “더위 먹은 소 달만 보아도 허덕이는” 그 꼴을 닮아 있는데 하필이면 서울신대주일을 앞두고 “불난 데 부채질하느냐”고 짜증 낼까, 화를 낼까. 어떤 모습이든 그것은 서울신대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그러나 “좋은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을 수 없다”는 성경말씀대로라면 서울신대는 교육부로부터 받은 행·재정상의 조치와 그 결말을 소상히 밝혀야 한다. 서울신대를 사랑하는 성결인들에게 좌절을 안겨 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 서울신대는 바로 옥 목사님의 손길 같은 작은 도움이 모여 가시밭길을 헤쳐올 수 있었다. 지금 상황에서 성결인들은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것은 그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 한계 때문에 사랑해야 하는 것임을 모두 알고 있다. 따라서 서울신대의 고뇌를 끌어안을 넉넉함도 성결인 모두는 갖추고 있다. 차제에 서울신대는 보다 냉정하게 자신을 돌아보기를 부탁드리고자 한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