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결한 삶 강조 … 육류 등 음식 제한도

부활절은 기독교의 큰 절기이지만 교파에 따라 그 전통이 약간씩 다르다. 성공회와 정교회, 가톨릭에서는 예수의 부활을 어떻게 바라볼까.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이정익 목사)는 부활절을 앞두고 지난 4월 12일 ‘고난과 부활절의 의미 되새기기’라는 주제로 월례 발표회를 열었다.

이날 한국정교회 안토니우스 임정훈 신부(성니콜라스대성당)는 “정교회에 있어 부활절의 의미는 죽음에 대한 승리, 구원을 가져다 준 승리이다”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부활의 경험은 주님의 부활에 대한 기억일 뿐 아니라 우리 모두를 쇄신시키는 인격적 경험이고 만물의 종말론적 경험이 따라온다”며 “형제를 돕고 봉사하는 등의 디아코니아야말로 정교회의 성찬예배 정신을 확장하고 표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부활은 주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사랑의 완성이고 결과라며, 사랑이야말로 그리스도 안에서 생명을 경험하고 살아가는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정교회는 부활절에 앞서 두 개의 사순절이 있고, 부활절을 기점으로는 ‘대 사순절’이란 용어를 쓴다. 이 기간에 행하는 기도와 금식, 겸손과 회개, 영적 순례 등이 정교회의 중요한 영적 자산이며, 금욕 수행 자체 보다 사랑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특징이다.

임 신부는 “정교회의 대 사순절 기간은 고난과 십자가, 죽음을 묵상하고 주님과 함께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는 전례적인 삶을 사는 것”이라면서 “사순절은 예수님의 부활을 경축하기 위해 육체적 욕구와 정념에 맞서야 하는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정교회에서는 부활을 경축하기 위해서 정결한 삶이 필수적이기에 육류나 생선, 우유 등의 섭취를 엄격하게 제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대한성공회 주낙현 요셉 신부(서울주교좌성당 주임사제)는 부활과 성삼일 전례에 나타난 구원과 부활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성공회는 성 대주간, 고난의 주간, 부활절기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수난, 죽음, 부활을 기억한다”며 “이 기간은 인간의 죄된 모습을 되새기는 중요한 시간으로 인간의 타락한 삶, 예수님을 배신한 가롯유다의 삶이 우리의 모습임을 돌아보는 기간”이라고 강조했다. 성육신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신을 희생해 고난 받으시고, 부활하심으로 창조 본연의 모습을 회복하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또 부활 찬송, 이콘(성화상)의 해석, 말씀의 전례, 세족, 세례, 성찬례 등 부활절에 행하는 전통 전례를 소개하고 “전통의 전례는 선조들과 우리의 경험을 이어주고, 그 만남을 주선하는 매개체로서 움직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호영 신부(카톨릭대 서심교정 교수)는 사순절시기 성 주간을 중심으로 발 씻김 예식, 성체 조배, 십자가 경배, 영성체 예식 등으로 구성된 주님 수난 예식과 기도 및 단식을 통해 “요한복음에 의한 수난기를 낭송하거나 노래하면서 예수님께서 받으신 고난을 기억하고 묵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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