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결섬김마당, 황헌영 교수·김석년 목사 발제
‘목회자 탈진과 정체성 위기 대응방안’ 다뤄

“목회자들이 마음에 고통을 느끼고 목회 현장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인간관계에서의 갈등, 즉 감정노동 때문입니다. 목회자 스스로가 정신건강에 힘써야 하고 교단 차원의 예방과 치료가 필요합니다”

지난 4월 11일 동두천교회에서 열린 성결섬김마당 제27차 포럼에서 나온 주장이다. 이날 황헌영 교수(서울신대 상담대학원)는 “목회자는 성도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그들의 감정을 어루만지며 내면세계를 돌보는 감정노동자”라며 “한국 목회자의 정신건강은 이미 위험 수준이며 정신건강 관리 등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교수는 목회자들이 탈진하고 극심한 스트레스에 빠지는 이유로 ‘감정부조화와 목회자의 나르시시즘’, ‘가족관계에서 해결되지 않은 상처’, ‘미분화된 자아’ 등을 꼽았다. 그는 “목회자들은 자신의 감정만을 중요시하는 수많은 성도들의 감정을 일일이 챙기고 관리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며 “목회자 자신의 감정도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의 감정을 챙기는 일이 반복되면 자기비판과 비하 등 낮은 자존감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황 교수는 성격장애(NPD)를 가진 일반인들의 비중(1~6%) 보다 목회자(31.2%)에게서 더 높이 나타남을 지적하고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경우에는 자신의 부족한 면을 보상하여 표현하는 ‘보상형 자기애 성향’이 강하다”고 밝혔다.

또 어린 시절 가정에서 받은 부정적 경험이 아직 치유되지 못했거나 아직 뚜렷한 정체성이 형성되지 못한 ‘미분화된 자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황 교수는 “목회자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관심과 돌봄을 제공하는 가장 힘든 형태의 감정노동자”라며 “자신이 먼저 치유되지 못한 상태라면 고통과 갈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황 교수는 대안으로 집단 상담과 교단 차원에서의 멘토링 사역 등을 제안했다. 그는 “교단과 신학교가 목회자들의 목회수행 능력은 물론이고 정신 건강을 위해서도 각별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집단 상담과 멘토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요청된다”고 조언했다.

‘정체성의 위기, 예수가 답이다’란 주제로 강연한 김석년 목사(서초교회)는 목회자의 사명과 정체성 회복을 위해 안식년 법제화를 주장했다. 김 목사는 “7년간 목회하면 3개월간 안식년을 보낼 수 있는 내용을 법제화하면 목회자들이 부담 없이 안식년을 누릴 수 있고 사명과 정체성을 회복할 수 있다”며 “안식년 기간 동안 목회자들이 무엇을 해야할지를 정해주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뒷받침 되면 더욱 의미있고 진짜 쉼과 회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정체성 상실의 요인으로 ‘분명한 소명없는 목회’, ‘왜곡된 정체성’을 꼽았다. 그는 “소명 없이 인간적인 의도에서 목회를 시작했다면 이미 실패한 것과 다름이 없다”며 “하나님께서 나를 부르신 소명을 재확인하고 나만의 목회를 만들어가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김 목사는 “나도 개척 후 내 성공을 위한 목회를 했는데 10년 만에 탈진하고 말았다”며 “교회에 양해를 구하고 안식년을 보냈고 당시 매일 영성일기를 쓰며 회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밖에 김 목사는 정체성을 회복하는 방법으로 ‘매일 십자가를 경험할 것’, ‘사명을 분명히 할 것’, ‘일상의 기도 회복’ 등을 제안했다.

한편 포럼 전 열린 예배는 장헌익 목사(동두천교회)의 사회로 서울북지방회장 이기철 목사의 기도, 윤학희 목사(천안교회)의 설교와 신만교 목사(화평교회)의 축도로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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