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년 만에 ‘황혼의 웨딩마치’
혈액 암 투병 중인 어머니 위한 따뜻한 선물

신문수 목사(안산 새하늘교회)가 지난 5월 6일, 58년 만에 부모님 결혼식을 올려드려 눈길을 끈다.

부부의 인연을 맺은 지 58년 된 신 목사의 부모님은 이날 “평생의 소원을 푼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신 목사의 아버지 신치호 집사(79세)는 지난해부터 혈액 암으로 투병중인 아내 이복순 권사(84세)를 바라보며 형편이 어려워 결혼식도 올리지 못한 채 여생을 보낸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과 함께 미래를 예측할 수 없기에 하루라도 빨리 결혼식을 올리고 싶은 마음을 가졌다.

신 목사 역시 부모님께 늦었지만 특별한 추억을 선사하고자 결혼식을 계획했고, 서울신대 신학과 동기 김성학 목사(은평교회 협동)와 정영진 목사(샘솟는약수교회) 등이 힘을 보태 결혼식을 순조롭게 마칠 수 있었다.

김성학 목사는 결혼식에 필요한 전반적인 비용을 후원했다. 정영진 목사는 샘솟는약수교회에서 식을 올릴 수 있도록 흔쾌히 장소를 제공하고 주례도 맡았다. 또 정 목사의 아내 배은화 사모와 샘솟는약수교회 성도들은 예배당을 아름다운 결혼식장으로 꾸몄다. 신문수 목사가 20여 년 전 전도사 시절 함께 신앙생활을 했던 유현정 집사는 스튜디오 사진촬영, 메이크업 등 전체적인 결혼식 진행부분을 도맡아 헌신했다. 

많은 이들의 아름다운 손길이 더해져 이날 노 부부는 행복한 결혼식을 올렸다. 신치호 집사는 이가 다 빠져 식 내내 입술을 꾹 다물 수 밖에 없었고, 항암치료로 머리카락이 다 빠진 이복순 권사는 가발을 썼지만 누구보다 아름다운 신랑 신부의 모습이었다.  

결혼식은 신랑 신부 입장, 정영진 목사의 주례, 샘솟는약수교회 어린이 중창단의 축가 등으로 진행됐다. 이날 신문수 목사는 ‘어머님 은혜’를 부모님 은혜로 개사해 부르며 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결혼식 후 신문수 목사는 부모님을 모시고 2박 3일간 제천으로 떠나 신혼여행도 즐겼다. 이 권사의 항암치료로 인해 숙소에 머물 수밖에 없었지만 가족이 함께한 시간만으로도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겼다.

신문수 목사는 “부모님께 효도를 하고 싶었지만 혼자 감당할 수 없던 부분들을 하나님의 은혜로 돕는 자들을 통해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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