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가 창간 29주년을 맞아 본교회와 함께 작은교회 목회수기를 공모했다. 이번 공모전에서 어려운 작은교회를 붙들고 맡겨준 사명을 위해 묵묵히 목양의 길을 걷는 목회자들의 마음을 더 크게 볼 수 있었다. 작아도 진정성을 갖고 사명을 찾아가는 모습에서 희망을 엿볼 수 있던 것도 이번 수기공모에서 얻은 수확이다.

우리 교단 내 작은교회의 수는 절반이상이다. 교단적인 관심과 지원을 쏟고 있다지만 작은교회가 처한 현실을 잘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사례비를 받아 본 적이 없고 당장 생활비가 없어서 하루하루를 어렵게 버티고 있는 목회자가 담임하고 있는 교회가 적지 않다. 매달 임대료와 교회 유지비를 제하면 생활비는 꿈도 꿀 수 없는 작은교회의 처절함도 새삼스러울 게 없는 현실이다.

오죽하면 마음 편히 쉴 작은 공간을 갖는 것이 가장 큰 소원이라고 말하는 목회자도 있었다. 처음엔 답답하고 억울해도 참지만 점차 변하지 않는 현실에 맞서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좌절하고, 포기하려고 했다는 수기의 내용은 작은 교회가 처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과연 이런 작은교회 목회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당장 경제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하지만 작은교회 문제를 해소할 만한 재정적 지원은 지금으로서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차라리 물질적 지원보다 목회현장에서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작은교회와 진정한 마음을 나누는 것이 실제적 힘이 된다.

작은교회의 형편과 처지를 모르고서야 작은교회를 물질적으로 지원한들 그 효과가 오래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금도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곳에서, 아무도 모르게 혼자 숱한 패배에 맞서 사투하는 작은교회를 지켜 봐달라는 그런 애절함을 들을 수 없다면 작은 교회의 문제는 결단코 풀리지 않는다.

누군가가 작은 교회를 위해 기도하고, 작은 교회의 어려움을 내 일처럼 여기고 그들의 아픔에 함께하고자 하는 그 마음이 결국 작은 교회에 큰 위로와 희망이 되는 것을 이번 목회 수기를 통해 재확인했다.

본지와 본교회가 작은교회 목회자 수기를 공모한 목적도 여기에 있다. 수기를 통해 작은교회가 처한 어려운 현실을 알려서 그들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것이다. 절망 앞에 좌절하지 않고 현실을 변화시키는 행동을 통해 작은교회 목회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 당초 수기 공모의 취지였다.

수기는 삶과 동시에 마음을 담은 것이다. 수기에 공모한다는 것은 마음에서 흘러넘침이 있다는 의미다. 많은 목회자들이 수상과 상관없이 수기를 쓰는 자체만으로 위로와 희망을 얻었다고 말했다. 말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글로 표현해봄으로써 더욱 사무치는 이야기들을 할 수 있어서다.

우리는 지금까지 그런 목회자의 심정을 헤아려 본적이 있는가. 꾸준한 지원과 위로의 자리를 제공했다고 하더라도 작은교회 목회 현실이나 그들의 사역 현장 속으로 들어가지 못했다면 이제라도 바로 잡아야 한다. 하나님께서 세상 속으로 성육신하신 것처럼 보다 낮은 자리로 내려가서 그들의 작은 사역에 함께하는 마음부터 가져야 한다.

교회는 주님의 몸이므로 작은교회와 함께 가야 한다. 일회적인 지원이나 매월 보내주는 선교비 만으로는 책임과 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없다. 어렵고 힘든 작은교회를 외면하지 않고 작은교회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그들의 편에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작은교회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작은 교회 목회자들의 한 영혼을 향한 열정이 식지 않도록 더 큰 관심과 사랑을 보내는 것이 결국은 교단을 살리는 길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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