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의 강한 바람 필리핀 딸락 휩쓸어

적어도 이 순간만큼은 필리핀 선교지 복음화를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찜통 같은 무더위에도 현지 성도들은 말씀에 귀 기울여 집중했고,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고 눈물로 기도했다. 그리고 성도들은 교회를 위해 헌신의 삶을 살기로 작정했다.

지난 6월 24~25일 필리핀 중부, 딸락 지역에서 열린 현지인 부흥회의 모습이다. 교단 부흥사회(대표회장 신일수 목사)가 주최한 필리핀 선교지 성회는 회개와 치유, 신앙적 결단 등 성령의 강한 역사가 일어났다. 에어컨도 없는 찜통더위에서 성회가 열렸지만 성도들이 말씀을 듣는 시간을 제외하고 거의 일어나서 두 손을 높이 들고, 뛰고 춤을 추면서 열정적으로 찬양하고 기도했다. 어린 아이를 업고 춤을 추어도 열기가 식을 줄 몰랐다.

‘너희가 믿을 때에 성령을 받았느냐’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성회는 수이소리버사이드교회와 아르메니아강남교회, 라오앙교회 등 3곳에서 열렸다. 부흥회에는 이들 교회를 포함해 티바간 밀알교회, 산루이스강남교회, 산토도밍고강남교회 등 한국에서 설립한 현지교회 3곳의 성도도 참여했다. 저녁부터 성회가 열렸지만 현지 성도들은 일찌감치 모여 찬양으로 준비했다. 성회에는 어린아이부터 노년 성도에 이르기까지 많은 인원들이 참석해 매일 저녁 성황을 이뤘다.

부흥회 강사는 교단 부흥사회  김용운 목사(옥동중앙교회) 정성진 목사(열방교회) 정택 목사(대천교회) 조광진 목사(강릉 강남교회) 박우호 목사(복령교회) 정상채 목사(광주바울교회) 등이 맡았다. 또 신일수 목사(신일교회) 정석우 목사(생명샘교회) 심우태 선교사 등이 통역과 기도회를 인도했다. 

강사들은 회개와 성령 충만을 강조했다. 첫날은 복음적 메시지를 전했고, 둘째 날은 성령과 영적인 삶에 대해 전했다. 참석자들은 통역되는 설교에도 불구하고 열정적으로 내뿜는 말씀에 점점 귀를 기울였고, 한국어로 전해지는 메시지가 영어와 현지 따갈어로 선포될 때마다 ‘아멘’을 외치며 박수를 치면서 말씀에 화답했다.

말씀 후에는 뜨거운 기도회가 이어졌다. 한국식 부흥회처럼 ‘주여 삼창’으로 시작된 기도회에서 참석자들은 찬양과 기도를 반복하며 회개의 눈물을 흘렸다. 기도회를 인도하는 목회자들은 연신 ‘홀리 파이어’(성령의 불)라고 외쳤고, 현지 성도들은 땀과 눈물로 범벅이 된 채 더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에 빠져들었다.

한국 부흥사들은 필리핀 성도들에게 일일이 손을 얹고 기도하며 성령의 역사와 치유를 위해 간구했다. 밤이 깊어갈수록 기도의 열기는 더 뜨거워졌다. 기도 받는 현지 성도들은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고, 때론 소리를 지르며 열정을 뿜어냈다. 기도해주는 목회자 역시 어느새 눈물이 고였고, 땀이 흥건했지만 기도의 불은 좀처럼 꺼지지 않았다. 

정택 목사는 유달리 어린이에게 사랑을 쏟았다. 그는 마치 할아버지처럼 현지 아이들을 안아주고 열정을 다해 축복해주었다. 정 목사는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안아주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다”며 “선교사역이 살아있는 모습을 보았다”고 말했다. 함께 동행한 문현미 집사(강남교회)도 어린아이들을 품에 안은 채 기도 삼매경에 빠졌다. 

이번 집회에서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회개와 회심, 치유와 회복 등 성령으로만 가능한 변화가 나타났다. 목회자들의 눈에도 신기할 정도로 은혜가 충만했다. 벤스 토니 목사는 “평화와 기쁨 등 많은 긍정적인 변화와 놀라운 결과를 들었다”고 말했고 조조 목사(라오앙교회)는 “성도의 얼굴에서 흥분을 느끼고 하나님을 실제로 경험했다”며 “부흥의 밤에 일어난 일이 앞으로 교회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성회 중에서 질병을 고쳤다는 간증도 쏟아졌다. 기나 모라레스(산루이스강남교회·52세)는 “부흥회 2주 전부터 아팠는데, 한국 목사님들이 나를 위해 기도했을 때 완전히 치유되었다”며 감사의 인사를 했다. 다이나 알바 리오(라오앙교회 35세) 씨도 “주님께 부르짖었을 때 전기를 받은 느낌이 왔고, 하나님이 이미 나를 고쳐 주신 것을 믿었기 때문에 어떤 두려움도 느끼지 못했다”면서 “그것은 정말로 성령을 경험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처음 교회를 나온 현지인 중에서 예수를 구주로 영접하는 이들도 나왔다. 부흥회에 초대된 현지 주민 중에서 그리스도를 영접한 경우도 있었다. 산루이스에 살고 있는 에반 토다야그(20세)는 “이번에 부흥의 밤에 예수님이 내 삶에 들어오셨다. 그 주님을 구세주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면서 “앞으로 예수님을 알고 신앙을 더 많이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부흥회에 처음 참석했다는 카예 클라제리아(산토도밍고강남교회 19세)는 “부흥회 동안,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겼을 때 나의 걱정이 기쁨으로 바뀌었다”고 고백했다.  

이틀간 부흥회를 이끈 대표회장 신일수 목사도 “언어도, 사는 방식도 다르지만 복음만이 능력이자 희망임을 다시금 깨닫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한국 부흥사회의 복음화 대성회는 뜨거운 열대의 나라 필리핀을 영적으로 더 뜨겁게 했다. 돌아오는 길에 부흥사들은 내년을 기약하며, 영적 열기가 계속되기를 두손 모아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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