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 45마리 15가구에 세 마리씩 배분
첫 새끼 세 마리는 이웃에게 분양키로, 번식력 강한 염소 생계에 도움 기대

교단 부흥사회(대표회장 신일수 목사)는 말씀과 기도 외에도 또 다른 특별한 선물을 현지 주민들에게 선사했다. 필리핀 소수 부족인 아이따 부족 사람들의 자립을 도와주기 위해 염소를 분양했다.

지난 6월 26일, 늦은 밤까지 믿음의 불을 밝힌 부흥사들은 이른 아침부터 아이따 족이 거주하고 있는 타를라크주 마아못 지역을 찾았다. 이곳은 필리핀 클라크 필드에서 약 30km 떨어진 곳으로 정부의 정책에 따라 아이따족이 새롭게 정착한 마을이다. 커다란 댐 건설로 거주지가 수몰되면서 낯선 곳으로 이주한 것이다. 
이날도 오전부터 기온이 33도에 육박했지만 아이따 마을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염소 분양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국에서 귀한 손님들이 도착하자 조용한 마음이 술렁거렸다. 엄마와 함께 맨발로 나온 아이들이 해맑은 미소로 일행을 맞아주었다. 이날 부흥사회 목회자들은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뙤약 볕 아래서 염소 분양을 시작했다. 방문 팀은 또한 주민들에게 구충제와 반창고를 나눠주었다.

이번에 분양된 염소는 45마리다. 우선, 15가구에 3마리씩 염소가 배분됐다. 염소를 분양받은 가구는 이 지역에 정착한 아이따족 가운데 특히 형편이 어려운 이들로 현지 목회자들이 미리 선발했다. 기다림 끝에 염소 세 마리를 받아든 아이따족 주민의 얼굴엔 어느새 미소가 번졌다. 가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던 염소들도 새 주인을 만나자 언제 그랬느냐는 듯 한가하게 풀을 뜯었다. 염소는 적응력이 뛰어나고 어디든지 잘 자라고 번식력이 강해서 오지 마을 사람들이 키우기에는 제격이다.

이날 부흥사회에서 분양한 염소는 턱없이 부족했지만 희망의 자산이 되었다. 어린 염소를 키워서 새끼를 얻고 그 수를 불려 나가는 방식으로 소득 증대를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염소 한 마리를 잘 키워서 팔면 한 달 생활비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분양한 염소는 한 가정 만의 소유가 아니다. 이 염소가 새끼를 낳으면 그 첫 염소새끼 세마리를 다른 이웃에게도 나누기로 했다. 분양을 받지 못한 주민들도 함께 나와서 흐뭇한 미소를 지었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6남매를 둔 마지 델라 크루즈(35)씨는 “염소는 한국인 목회자를 통해 하나님께서 보내준 선물”이라며 “염소를 잘 키우는 일이 곧 선교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빅토리아 이스쿤바 씨(64세)도 “염소가 죽는 것을 봤기 때문에 염소를 잘 키워 첫 새끼를 이웃에게 분양하는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염소 분양에는 강릉 강남교회(조광진 목사)와 생명샘교회(정석우 목사)의 도움이 컸다. 강남교회가 먼저 아이따 부족에게 염소 분양을 시작했다. 지난 3월에도 염소 163 마리를 주민들에게 배분했다. 교회가 없는 오지 마을을 찾아 예배당을 세워오던 강남교회는 아이따족의 사정을 접한 뒤 염소분양에 나선 것이다. 처음엔 음식과 의약품 등을 지급했으나 일시적 지원이 아닌 자립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후원이 절실하다는 판단으로 염소 분양 사업을 기획했다.

이날 아이따부족을 찾은 목회자들은 현지 마을에 교회당을 설립하기로 마음을 모았다. 또한 염소를 잘 키워서 새끼 세 마리를 분양한 주민들에게는 소를 선물하기로 약속했다. 염소를 분양하는 과정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는 이들이 크게 늘어나는 등 새로운 희망도 싹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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