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암송에 빠진 신학생들 ‘은혜 충만’
1등 이신애 씨, 상금 700만 원
해외장학회·서산교회 후원

서울신학대학교에 성경 암송의 바람이 불고 있다. 신학생들은 수업 후 남는 시간동안 틈틈이 성경을 외우며 말씀의 은혜에 흠뻑 빠졌다. 찬송과 기도 소리가 울려 퍼지던 교정에 성경을 암송하는 목소리가 더해진 것이다.

성경 암송의 진원지는 신학대학원. 성경 암송의 바람에는 서산교회(김형배 목사)와 해외장학회의 후원이 계기가 되었다. 신대원 학생들이 재학시절에 최소 성경 500구절을 암송하도록 지원해 하나님의 말씀에 정통한 사역자로 세우고자 통 큰 지원을 결정한 것이다. 해외장학회와 서산교회는 1,000만원 씩 총 2,000만 원을 이번 암송대회에 후원했다.

지난 10월 1일 처음 공지된 암송대회에는 31명의 학생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주최 측이 제시한 성경 500구절은 PDF파일로 정리해도 A4 용지 30매가 넘는 방대한 분량이라 선뜻 도전하기 어려운 조건이었지만 학생들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성경 암송에 뛰어들었다.

밥 먹을 때도, 쉬는 때도 암송구절을 손에 들고 달달 외우기를 한달, 성경 암송에 매달린 결과 1차 100구절 서술시험에 13명의 학생들이 합격했다. 이후 2차 200구절 서술시험을 거쳐 최종 결선에는 3명의 학생이 올랐다. 성경암송에 참여한 학생들은 중간에 탈락했음에도 말씀을 읽으며 오히려 큰 은혜를 받았다고 고백했다.

한 참가자는 “시편 23편을 암송하며 하나님께서 나의 목자되심에 감사함을 느꼈다”고 말했으며 “함께 말씀을 암송하며 동역자 의식을 더욱 갖게 되었다”고 말한 참가자도 있었다.

지난 11월 29일 성결인의집 존토마스홀에서 열린 결선대회도 감동과 은혜의 시간이었다. 최종 결선에 오른 3명의 학생들은 200구절을 차례로 암송했다.

시간관계상 한 사람당 200구절이 아닌 10구절 씩 나눠 외우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지만 결선 진출자들은 차분히 성경을 암송했다. 간혹 말문이 막힐 때도 있고 제대로 기억이 나지 않아 막막한 순간도 있었지만 참가자들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말씀을 쏟아냈다. 이미 대회에서 탈락한 학생도, 결선을 지켜보는 회중도 모두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며 ‘아멘’으로 화답했다.

심사위원들은 성경구절을 잘 기억하고 있는지를 하나씩 점검하며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모든 참가자들에게 격려의 말을 전했다. 심사에는 김형배 목사와 부총장 조기연 교수, 문병구 교수, 김형락 교수, 교육국장 송우진 목사 등이 나섰다. 김형배 목사는 “짧은 기간 동안 500구절을 외우기 위해 노력한 학생들의 흔적이 보인다”며 “내년에도 많은 학생들이 참여해 암송의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심사평을 전했다.

최종 결선에서는 이신애 전도사(M.DivⅡ 2차)가 영예의 1등을 차지했다. 이신애 전도사는 상장과 함께 상금 500만 원, 다음 학기 장학금 200만 원 등 총 700만 원을 수상했다. 이 전도사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시종일관 차분하게 말씀을 암송하며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그는 “하나님의 말씀을 암송하며 받은 은혜도 큰데 상금까지 받게 되어 더욱 감사하다”며 “이후에도 말씀을 기억하고 암송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 이신애 전도사는 탈북민으로 남들보다 더 어려운 과정을 거쳐 신학을 공부하고 있어 감동이 더욱 컸다.

2등은 김기성 전도사(M.DivⅡ 2차)로 상장과 상금 200만원, 다음 학기 장학금 200만 원 등 총 400만 원을 수상했다. 1등과의 점수는 불과 10여 점에 불과했다. 김 전도사는 “아쉽지만 좋은 결과를 얻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말씀에 정통한 사역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3등은 박인후 전도사(M.DivⅡ 4차)로 상장과 상금 100만원, 다음 학기 장학금 100만 원을 수상했다.

한편 해외장학회는 성경암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내년에도 암송대회를 열기로 했으며 서울신대는 성경암송대회 2차 통과자들의 성서종합고사를 면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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