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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성도와 목사 사이 1.2미터
[1208호] 2019년 12월 04일 (수) 16:50:28 한국성결신문 webmaster@kehcnews.co.kr

로고스교회를 개척한 지 22년, 많은 일이 지나갔고 또 다가올 것이다. 단 한 번도 등록한 성도가 떠날 때 아프지 않은 적이 없었다. 아마 성역을 마치는 날까지 그럴 것이다.

한 선배가 “교회 싫다고 떠난 사람을 향한 최고의 복수는 교회 부흥이다.”라고 했는데 ‘복수’란 단어를 ‘축복’으로 바꿨다. 말이 안 되는 말이지만 그들은 떠날 때 더 좋은 교회를 향해 떠났고 교회가 부흥하기를 바란 쓴 소리를 남겼기에 부흥하는 게 떠난 자나 남은 자를 축복하는 것이라 마음먹었다. 이럴 때, 떠난 분을 미워하거나 모든 게 목사의 부족이라 생각하는 것은 유익하지 않다. 양극단은 통한다고 했다. 부족하지 않은 목사는 없다. 그렇다고 당당하게 여기자는 말도 아니다.

같은 상실의 반복을 피하기 위해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성장하기 원하시는지 묵상했고 자신을 버리는 시간을 많이 가졌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아무리 잘 해줘도 떠날 사람은 떠나고 아무것도 못 해 줘도 함께 할 사람은 함께 한다.

성도들이 교회를 떠날 때는 대부분이 ‘관계’ 때문이다. 이것은 영적인 전쟁이다. 에베소서 6장에서는 악한 영들을 대적하기 위해서 전신 갑주를 입으라 했다. 첫 번째 무장은 진리의 허리띠이다. 진리로 중심을 잡고 공격을 이겨내면 다음 공격이 이어진다. 두 번째 무장으로 ‘의의 호심경’을 붙이라 하셨다.

호심경은 ‘전투 시 가슴을 보호하기 위해 갑옷의 가슴에 대는 구리 조각’을 말한다. ‘마음과 생각을 보호하는 거울’이다. 성도가 교회를 떠난 것은 ‘관계의 갈등’으로 마음을 다쳐서 그렇다. 마음을 지키기 위해서는 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서로가 깨어서 지켜야할 선이 있다.

먼저 자신을 보고 갈등의 원인을 찾아야 하겠지만 자기 의가 강한 사람은 누구 말도 듣지 않는다. 주님도 바리새인은 설득하지 않으셨다. 그냥 그들이 하는 것을 지켜보면 된다.

아무리 잘해 줘도 문제를 삼는다. 방어무기로 ‘마음의 해자’를 두면 좋다. 해자는 적의 침입을 방어하기 위해 고대부터 근세에 이르기까지 성 주위를 파 경계로 삼은 구덩이를 말한다. 방어의 효과를 더욱 높이기 위해 해자에 물을 채워 못으로 만든 경우도 많았다. 마음의 해자는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것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혜남은 저서 ‘당신과 나 사이’에서 ‘거리’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물리적으로 가족, 연인은 사랑과 보호가 이뤄지는 0∼46센티미터를 유지하는 게 좋다. 친구와는 친밀함과 격식이 공존하는 46센티미터∼1.2미터, 공적인 관계는 1.2∼3.6미터가 이상적이라고 했다.

안타까운 것은 상처가 큰 사람일수록 적절한 거리를 둬야 하는데 반대 경우가 더 많다. 잠시 유착으로 인한 잘못된 안정감을 맛보다 바람과 같이 사라진다. 부모에게 받은 상처를 극복하는 건 부모를 완전할 수 없는 한 인간으로 인정하고 거리를 두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목사에게 받은 상처를 극복하려면 목사를 완전하지 않은 사람으로 인정하고 거리를 둬야 한다. 목회자도 개척 때는 외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거리조절에 실패하여 서로 상처를 주고받기 십상이다. 목사와 성도 사이는 친밀함과 격식이 공존하는 1.2미터가 좋다.

주님은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너희를 영접하지 아니하거든 그 성에서 떠날 때에 너희 발에서 먼지를 떨어 버려 그들에게 증거를 삼으라.” 지나가 버린 일과 사람에 대한 과제 분리는 자신과 공동체를 지키는 비결이다.

다시 개척한다면 지금보다 교회가 더 부흥할 것이라 단언할 수 없지만, 더 건강한 목회는 가능할 것 같다. ‘황금 거리’를 두고 교회를 세워갈 수 있을 것이다. 목회가 제법 남았기에 지금부터라도 친밀함과 격식이 공존하는 거리를 유지할 것이다. 그것이 나와 당신, 그리고 건강한 관계 공동체를 세워가는 지혜요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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