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강세 … 창작·신작은 주춤
영화 ‘천로역정’, 관객 수 29만
도서 ‘천로역정’도 상위 랭크
“창작물 제작과 일반인 공략 콘텐츠 필요”

2019년 기독 문화계에서는 어떤 움직임이 있었을까. 기독 영화계와 기독 출판계의 모습을 돌아봤다.

‘천로역정’ 흥행 … 2위 영화 ‘교회 오빠’
올해 기독 영화는 CBS가 배급한 애니메이션 ‘천로역정: 천국을 찾아서’의 선전이 가장 눈에 띈다. ‘천로역정’은 지난 6월 13일 개봉해 관객 수 29만 6,418명을 기록했다. 존 번연의 유명한 고전을 쉽게 풀어냈다는 점과 애니메이션의 높은 완성도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얻었다. 여름성경학교와 수련회 기간에 개봉한 것도 흥행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천로역정’에 이어 최고 흥행 2위 자리는 관객 수 11만 768명을 모은 영화 ‘교회오빠’가 차지했다. ‘교회오빠’는 죽음 앞에서도 자신의 신앙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고 이관희 집사의 모습을 그려낸 다큐멘터리 영화로 서적과 함께 인기를 끌었다.

이 밖에도 영화 ‘1919 유관순’(6만 1,938명), ‘아픈만큼 사랑한다’(1만 6,154명), ‘북간도의 십자가’(9,209명)가 3위부터 5위 자리에 올랐다.

성현 필름포럼 대표는 “국내 기독 영화는 올해도 ‘다큐멘터리’와 ‘재현’ 형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평가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여러 관점의 창작영화가 만들어져야 하며, 이러한 창작영화를 향유하는 기독교인들의 입장도 지금보다 좀 더 유연해져야 국내 기독 영화의 성장과 발전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세 보인 ‘고전’, ‘인문’ 분야도 약진
고전의 강세는 출판계에서도 이어졌다. 게리 채프먼의 ‘5가지 사랑의 언어’는 올해도 온라인과 오프라인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고, ‘만화로 읽는 천로역정 세트(전 3권)’도 오프라인에서 5위 자리에 올랐다. 팀 켈러 목사의 서적(방탕한 선지자, 결혼을 말하다)들은 올해도 온·오프라인에서 사랑을 받았다.

지난해 출간된 이애실 사모의 ‘15년 만에 다시 쓴, 어? 성경이 읽어지네!’(구약, 신약) 시리즈는 올해 오프라인(4위)과 온라인(3위, 7위)에서 상위 랭크를 차지했다.

월간 ‘기독교 출판소식’ 통계에 따르면 올해 신간 기독도서는 970권으로 집계됐다. 올해도 ‘신앙일반’(319권) 분야가 전체 출간의 32.9%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설교/강해’(100권, 10.3%), ‘신학일반’(74권, 7.6%) 등 새롭게 출간되는 도서의 분야는 크게 바뀌지 않았음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어린이’(59권) 분야가 4위에 오르고 ‘시/소설/수필’(42권) 분야가 7위에 오르는 등 인문 서적이 기독교 출판에서 약진을 보였다는 점은 주목된다. 인문 서적은 최근 일반 출판계에서도 인기있는 분야다.

사단법인 한국기독교출판협회 최승진 사무국장은 “올해 기독 출판계는 고전과 인문 분야가 부활했다는 점과 장르의 다변화를 꾀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을 찾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대형 출판사 예스24가 발표한 ‘2018 분야별 판매도서 총계’에 따르면 종교분야는 전체 판매량의 2.6%에 그친 기록을 남겼다. 또 교보문고가 발표한 ‘연간 베스트셀러 100’ 중에 종교 관련 서적은 한 권도 없었다.

최승진 사무국장은 이에 대해 “기독 출판계가 일반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데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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