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교회가 마을 발전·복지 구심점 돼야”

 농어촌 교회가 지역 마을공동체의 회복·발전을 도모하며 선교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모아졌다.

총회 농어촌부(부장 박훈서 목사)는 지난 12월 12~13일 서천군청소년수련관에서 농어촌 교역자 및 지도자 세미나를 열고 농어촌 목회의 새 방향을 모색했다.

이번 세미나에서 ‘마을을 두드리다’라는 제목으로 강의한 (사)보령 마을만들기센터 이사장 김영진 목사(시온교회)는 “농촌이 산업화로 인한 생명농업의 변질, 존중상실, 가치관의 붕괴, 마을공동체 붕괴 등의 위기를 겪고 있다”며 “교회가 교회 내에 머무르지 않고 농촌을 보듬고 살리는 희망이 될 때 마을·교회가 함께 살아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농촌이 위기에 처하고 마을공동체가 붕괴하는 상황을 지켜만 본다면 미래 담론은 불가능할 것”이라며 “농촌교회는 위기와 전환의 모습을 잘 파악하여 마을공동체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선교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농촌선교의 길을 만들어가는 기회일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김 목사는 “농촌교회의 기반은 마을이다. 마을이 무너져 내리면 교회도 무너져 내릴 것”이라며 “마을공동체의 회복만이 새 시대를 여는 대안이며, 농촌의 위기는 새로운 생명의 시대로 나아가는 시작이 될 수 있다”고 강의를 마무리했다.

‘농촌목회의 전망과 과제, 생명목회로의 전환’이란 제목으로 강의한 한국기독교생명농업포럼 대표 한경호 목사(횡성영락교회)도 농촌의 위기가 새로운 선교의 기회일 수 있음을 일깨우고 마을 중심의 농어촌목회 전환을 제안했다.

한 목사는 “우리나라의 급격한 공업화와 산업화 정책으로 매년 50만 명 이상의 이농인구가 발생하고 마을은 점차 무기력해졌다”며 “오늘의 농어촌은 자연 양로원이다. 60대 이상이 절반을 차지한다. 10~20년 후에는 농사지을 노동력이 대부분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한 목사는 최근 귀농 및 귀촌인구의 증가, 농촌 다문화가정의 증가 등 농촌지역의 변화에 주목하면서 우리나라 경제구조와 도시적 삶의 양식에 한계가 찾아올 때 농업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그 본래의 자리가 회복될 것이라는 희망도 전했다.

한 목사는 농촌사회의 변화에 대한 교회의 대응방안으로 △지역의 모든 생명을 돌보는 생명목회 △마을의 통합과 조정 역할을 하는 마을중심 목회 △말보다는 삶으로 복음을 전하는 삶 중심 목회 △지역에서 교파를 초월하는 에큐메니컬 목회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힘쓰는 콘텐츠 중심 목회 등을 제시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농촌목회 활성화 방안으로 ‘협동조합운동’을 소개하고 이를 통해 교회가 농산물 생산·유통뿐 아니라 대안교육, 활발한 문화·예술활동, 지역복지 강화 등 지역을 살리는 역할을 해나갈 것을 제안했다.      

농어촌 목회자들의 실천적 제언과 더불어 신학자들도 교회가 성장주의에서 탈피해 지역과 사회를 변화시키는 선교적 교회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선교적 교회론과 목회’라는 제목으로 강의한 최형근 교수(서울신대)는 기독교 신앙과 신학이 본질적으로 공적신앙과 공공신학, 일터신학이라고 강조하면서 △주일 중심에서 평일 중심으로 △멤버십에서 제자직으로 △목회자 중심에서 평신도 중심으로 △교회 건물 중심에서 이웃 중심으로 △모이는 교회에서 흩어지는 교회로 △정착 구조에서 파송 구조로 변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주상락 교수(서울신대)는 영국, 미국를 비롯한 서양의 교회들이 급격한 사회·문화, 전도대상의 변화를 경험하면서 이러한 변화 안에서 새로운 대안을 찾는 선교형 교회로 변화되고 있음을 소개하면서 우리나라 농촌지역의 교회들의 변화 필요성을 제안했다.  

주 교수는 지역 청년들의 고용·창업에 힘쓰는 알마바마 농촌 셀마시 블루진교회, 공동농장을 운영하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더럼시 팜교회, 마을사람들에게 소통과 교류의 공간을 제공하는 잉글랜드 링컨셔주 수톤 세인트 제임스 침례교회, 건강한 먹거리를 공급하는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시 테이블교회 사례를 소개하며 우리나라 농어촌교회도 지역의 필요를 채우는 다양성을 모색할 것을 제안했다.

이 밖에도 기성농목 총무 배중훈 목사(구성중앙교회)가 인도한 목회 분야별 토론회에서는 사회복지, 고령화, 다문화사회, 농어촌문화 등에 대한 참석자들의 의견을 모았다. 

첫날 개회예배는 농어촌부 소위원 이기승 목사의 사회로 농어촌부 서기 유재옥 장로의 기도, 총회 국내선교위원장 이기용 목사의 설교, 농어촌부장 박훈서 목사의 인사, 농목회장 홍유식 목사의 격려사, 농어천부 김기선 목사의 축도로 진행됐다.

‘에베소교회의 영적 대전환’이란 제목으로 설교한 이기용 목사는 12명으로 시작된 에베소교회가 성령의 역사로 큰 부흥의 역사가 일어난 것처럼 오늘날 농어촌 작은교회도 성령을 통한 부흥이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둘째 날 폐회예배는 농어촌부 소위원 최평호 목사의 사회로 소위원 홍승병 장로의 기도, 농선협 이사장 윤학희 목사의 설교, 농어촌부장 박훈서 목사의 축도로 진행됐다.

한편 세미나 기간 복음성가 가수 김성조 목사와 조은 사모, 국악인 나경화 목사의 특별찬양 순서를 가졌으며 생활용품과 가전제품 등 푸짐한 경품 추첨의 시간도 가졌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