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기해년 한해가 저물어 간다. 올해는 국가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교회적으로 유독 크고 작은 사건들이 즐비했던 해이다. 그 중에서도 대한민국이 진영논리에 빠져 두 쪽으로 갈려 갈등을 겪었던 것이 뼈아팠던 해이다. 가뜩이나 남과 북으로 분단되어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한반도가 그것도 모자라 동서로 나뉘어 분열의 아픔을 겪었다는 점에서 통한이다.

사실 2019년 새해를 맞으면서 대한민국은 세계적 관심을 한데 모았었다. 유일한 분단국가였던 남과 북이 하나가 되어 평화통일을 이룰 수도 있다는 꿈도 꿨다. 하지만 그 바람은 산산조각 나 버렸다. 남과 북은 물론, 북미의 관계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여기에 지금껏 좋지 못했던 한일관계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 버렸다. 평화를 울부짖었는데, 2019년을 며칠 남겨놓지 않은 작금의 현실은 정반대의 상황에 처하고 말았다. 북한이 미국에 크리스마스 선물을 한다고 호언장담까지 했다. 연초 일었던 평화의 바람은 사라지고, 불협화음의 갈등만 횡행한다.

여기에 대한민국 사회 역시 여전히 갈등의 깊은 골짜기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빈부의 격차는 날로 커져가고, 남녀갈등, 노사갈등, 세대갈등, 지역갈등 등 온갖 갈등의 굴레 속에서 상처가 곪고 있다. 언제라도 터질듯 한 위기 속에서 가까스로 사회가 움직이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대한민국의 앞날은 캄캄할 뿐이다.

더욱 씁쓸한 것은 대한민국의 주변정세뿐 아니라, 내부적으로도 갈등이 첨예한 가운데, 갈등을 종식하고 화평을 이루도록 이끌어야할 한국교회도 오히려 갈등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점이다. 작금의 한국교회를 바라보는 시선은 몇몇 지도자들의 독단적인 행태로 인해 끔찍한 상황이다.

사랑의 종교라는 이미지는 온데간데없고, 정치적 이해관계에 빠진 권력의 종교로 비춰지고 있다. 한반도 땅 끝까지 주님의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불철주야 애썼던 그동안의 노력을 모두 헛되게 만들고 있다. 피땀 흘려 일궈낸 한반도 복음화의 불씨를 철두철미 짓밟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사태의 심각성은 깨닫지 못한 채 독불장군처럼 행동하고 있다. 하나님이 과연 이런 행동을 보시기에 좋다고 하실까. 분명한 것은 믿음의 선배들이 이 나라를 사랑한 마음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이제 2020년 경자년 새해가 밝는다. 2019년의 묵은 때를 과감히 벗어버리고, 새로운 해에 맞는 바른 모습을 세울 때이다. 더 이상 분열과 갈등의 굴레 속에서 허우적대지 말고,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2020’을 보면 ‘20’과 ‘20’이 균형을 이뤄 새로운 10년을 약속하고 있다.

이처럼 경자년 새해에는 사회 곳곳이 어느 하나 차별되지 않고, 골고루 균형을 이뤄야 한다. 모두가 행복한 사회, 모두가 기뻐하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나’부터 솔선수범의 자세를 취해야 한다. 내가 먼저 낮아지고, 욕심을 버리고, ‘우리’를 생각해 화합을 이뤄야 한다.

무엇보다 한국교회가 나라의 위기 극복을 위해 앞장서 위기를 극복하는 푯대가 되어야 한다. 나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는데 그저 진영논리라는 최면에 빠져 있으면 안 된다. 한시라도 빨리 깨어나 풍전등화의 위기를 겪는 나라를 살리고, 나아가 살기 막막한 상황에 처한 국민들에게 희망을 전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좌초 위기를 맞은 대한민국 전체를 살리는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2020년 경자년 새해를 맞아 한국교회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으로 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깨어나 분주하게 일하는 모습을 전 국민은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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