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확산되면서 교단도 경계에 들어갔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감염증이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국내에서도 감염확진 환자가 급속하게 늘어나면서 교단 차원에서 예방 지침과 총회장 목회서신을 발표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총회는 지난 1월 31일 총회장 명의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예방과 확산 방지를 위한 지침을 전국교회에 문자로 공지했다. 손소독과 손씻기, 마스크 착용 등 기본적인 보건위생 관리에 철저해 줄 것을 요청했고, 당분간 교회 내 단체 모임과 해외 단기선교 자제를 권고했다. 교단 차원에서 능동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발 빠른 조치였다.

류정호 총회장은 목회서신을 통해서 “교회 내에서도 신종 바이러스가 확산되지 않도록 예방 수칙을 철저히 따르고, 성결인 스스로 건강관리와 함께 사회 전체를 위하는 공공성과 남에 대한 배려의 모습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류 총회장은 “두려움과 불안에 떨고 있는 이웃과 환자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평안하게 하는 것은 교회가 해야 할 책임이자 의무이다”면서 “신종 코로나 감염증이 하루 속히 진정되고 환자들이 치유돼 국가적·사회적 안정을 회복하도록 기도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감염 후 증상이 거의 없는 데다 잠복기에도 전염 가능성이 높다고 하니 큰 재앙임에 틀림없다. 중요한 것은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종 감염증을 통제하지 못하면 사태는 보건의 위기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경제 전체에 미칠 광범위한 영향까지 고려하면 과하다 싶을 정도의 강도 높은 조치로 대응해야 마땅하다. 교회 내에서도 벌써 각종 행사가 취소되고 있고, 예배마저 위협받는 등 피해가 만만치 않다.

신종 코로나 6번 확진 자가 주일예배를 드렸다는 서울의 한 교회는 문을 닫았다. 주일예배 없이 담임목사의 설교 영상만 올렸다. 그 주변 교회들도 오후 예배를 드리지 않거나 교회식당을 운영하지 않는 조치를 내린 교회도 있다. 교회의 단기선교와 봄맞이 성경학교와 각종 수련회도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다. 코로나 감염증의 기세가 커지면서 신앙생활에도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우리 교단에서도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단체행사를 피하라는 정부당국의 지침에 따라 2월 28~29일 1박 2일로 예정된 성결교사대회를 전격 취소했다. 교사대회는 2년 만에 열리는 교육행사지만 바이러스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서울신학대학교도 학위수여식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교직원 연수회 등 교내 행사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고, 자체적으로 방제대책위원회를 조직해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3월 개학 후에도 사태가 진정되지 않으면 교내 채플을 일지 중시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교단에서는 3일부터 정기 지방회가 개막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신종 감염병으로 인해 우려되는 점은 사회적 갈등과 불안에도 있다. 중국에 대한 혐오 감정이 확산되고 있고, 지나친 경계심으로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 위기와 혼란의 틈을 타고 전파되는 과장되거나 왜곡된 정보가 국민의 긴장을 가중시키고 있다. 나의 안전을 위해 남을 따돌리거나 차별하고 비방하는 것도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이 땅의 교회라면 국민들의 갈등을 해소하고 불안을 잠재우며, 이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돕기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리스도인의 성숙한 신앙과 시민의식이 이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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