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교회를 섬겨오는 동안 오늘 같은 상황에서 이런 주일예배 드리는 것은 처음이지요!”

새로 편성된 수영사랑방 구역장 김 집사님은 구역식구들의 사랑의 친교를 위하여 예약한 식당 일정을 전격 취소했습니다. 또 주일 식사당번인 김 집사님은 정성을 들여 시장을 보아 왔습니다. 무겁게 여남은 식품재료 꾸러미들을 올망졸망 들어서 주방에 내려놓고는 허탈한 마음에 힘없이 주저앉았습니다.

방금 막 문자가 들어온 것입니다. ‘주일 오전 예배드린 후, 모든 모임을 전면 취소합니다. 아울러 교회애찬도 생략합니다.’ 맛있는 잡채, 견과류샐러드, 돼지볶음, 미역국 그리고 떡과 과일을 애써 준비하는 중이었습니다. 마침 이 날은 팔순을 맞이한 김 권사님 자녀들이 팔순잔치 음식을 성도들과 아울러 베풀게 하려던 참이었습니다.

2월 18일부터 이단으로 규정된 대구신천지에서 시한폭탄이 폭발하듯 코로나19 감염자가 일약 백 단위를 넘어 섰다는 뉴스에 모두 놀랐지요. 두려운 상황이 온 국가적 위험국면에 처하게 된 것입니다.

주일 아침 교회출입문에는 청년들이 낯선 이단 신자를 통제하는 지킴이로 봉사하고요. 교회에 들어오는 성도님들은 약속이나 한 듯, 흑백 마스크를 써서 목례로 가볍게 눈인사를 대신하였지요. 일부 남자성도들은 주먹으로 악수를 대신하며 눈짓으로 반가움을 표시했습니다.

성가대 자리는 공허하게 비어 있었고, 지휘자 집사님이 솔로로 특별찬양을 했습니다. 성도들은 마스크를 쓰고 예배를 드렸으니 주님 앞에 큰 무례함이었습니다. 이러면 안 되는 줄 알면서 짐짓 행하는 우리의 연약한 모습에 죄송함을 금치 못했습니다.

서 안수집사님은 대표기도를 통하여 우리 인류의 죄를 사해주시고 자비를 내리시어 온역을 멈춰 주시기를 간절히 간구했습니다. 담임목사님의 말씀선포 역시 권능의 하나님께서 어서 속히 은혜를 베푸시어 회복해 주시기를 소망했습니다.

집단 진원지가 된 이단종교의 사람들을 저주할 것이 아니라 로마서12장의 ‘말씀대로 축복하고 저주하지 말라! 소망 중에 즐거워하며 환난 중에 참으며 기도에 힘써야 합니다.’ 그들이 회복되어야 우리 모두 평강으로 회복됩니다. 그리고 그들이 회개하고 어서 속히 하나님께 온전히 돌아오기를 소망했습니다.

예배를 폐하고 성도들이 총총히 바로 집으로 발길을 돌리자, 예배당은 한줄기 바람이 가슴을 뚫고 휭 지나간 자리처럼 허전하고 고요했습니다.

일부 자매님들이 주방에 모였습니다. 여러 식품재료가 진열되고 때 아닌 경매시장으로 변한 진풍경이 벌어졌습니다. 한 품목씩 부르자 너도나도 다투어 사주어 경매는 수월하게 삽시간에 끝났습니다.

나머지 지스러기 몫을 몽땅 안은 김 집사님은 싱글벙글 웃음을 짓고, 밑지는 장사인 것을 알면서도 신나게 소리를 쳤습니다. “살 때보다 돈이 더 많아요!” 모두들 대박 났다고 응수하며 한바탕 웃음꽃들이 피었지요.
고액권으로 물건을 샀지만, 팔 때는 잔돈을 두둑하게 많이 받았으니 어려울 때 도와주신 자매님들에게 감사와 기쁨이 크게 넘치셨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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