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예배도 못 드리는데, 비난은 확산
확진자 9,786명 중 교회 감염은 2% 안돼

▲ 사진제공=성남시

코로나19로 인해 주일예배를 정상적으로 진행하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는 한국교회가 사회의 부정적인 시선이라는 또 다른 고난에 직면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의 밀집집회(예배 등) 자제 권고 이후 현장 예배를 진행하는 교회들을 향한 비난 여론이 생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천지나 만민중앙교회 등 이단을 제외하면 정통교회 내에서 발생한 확진자 수는 미미한 수치여서 지나친 비난이라는 반대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12개 교회 감염자 180여 명 발생
질병관리본부 발표에 따르면 국내 확진자 수는 3월 31일 기준 9,786명이다. 이중 지금까지 밝혀진 교회 관련 확진자 수는 185명으로 파악된다. 비율로는 전체의 1.9% 수준이다.
교회 내 확진 사례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모두 12곳의 교회에서 코로나19 감염 환자가 발생했다.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온 교회는 경기도 성남의 은혜의강교회(75명)다. 지난 3월 9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 전수조사가 시작됐고 이후 담임목사와 사모 등 일주일 만에 43명이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한국교회 전체가 싸잡아 비난받기 시작했다. 방역 당국은 은혜의강교회 집단 감염 사태는 ‘입 안에 소금물을 뿌려 소독’하는 잘못된 방역을 시행한 것이 주된 원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음으로 많은 확진자가 나온 교회는 부산 온천교회(34명)다. 이 교회는 지난 2월 13~14일 양일간 진행한 수련회에서 집중적으로 감염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온천장로교회는 발병 원인이 신천지에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이목을 집중시켰다. 온천교회 수련회 참석자 중 신천지 신도가 있다는 의혹이다. 이에 대해 부산시 방역당국은 지난 3월 26일 “온천교회 집단 감염과 신천지가 연관 있는 것으로 의심은 되지만 확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며 ”신천지 측에서도 의심되는 사람들이 신천지 명단에 없는 것으로 전해왔다“고 밝혔다.

부천 생명수교회(23명) 집단감염에는 서울 최대 감염원으로 꼽히는 구로 콜센터가 영향을 미쳤다. 생명수교회 교인인 구로 콜센터 근로자가 지난 3월 6일과 8일 예배에 참석했고, 이후 담임목사 등 수 십 명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사태가 일어났다.

이 밖에도 동안교회(20명)와 생명샘교회(11명), 명륜교회(10명), 양림교회(3명), 함께하는교회(3명), 규암교회(3명), 일신교회(1명) 등 지금까지 총 12곳의 정통 교회에서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예배 금지 반발…정부, 달래기 나서
이처럼 교회 내에서 발생한 확진자는 총 185명이다. 교회 내 집단 감염 사례가 크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교회에 대한 비난이 다소 지나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신천지와 만민중앙교회 등 이단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을 비난하는 여론이 정통교회에도 영향을 주는 것이다. 국내 확진자 중 55%에 달하는 인원이 신천지를 통해 감염됐고 만민중앙교회에서도 3월 31일 기준 43명이 집단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됐다.

교계를 대표하는 연합기관인 사단법인 한국교회총연합(공동대표회장 류정호 김태영 문수석 목사)은 지난 3월 26일 성명을 발표하고 “6만 여 교회 중 집단 감염이 발생한 사례는 10여 건에 불과하다”며 “그럼에도 공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정부와 지자체가 사과하고 행정지도 명령을 취소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교회연합도 각각 성명을 내고 “경찰관과 공무원이 성전을 유린하고 주일예배를 못 드리게 하는 것은 한국교회를 욕보이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당국의 행정명령 조치가 취소되거나 완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사랑제일교회가 방역조치를 이행하지 않고 집회(예배)를 진행한다며 ‘집회금지 명령’을 내렸고 교회 측은 이에 반발하며 예배를 강행하는 일이 벌어졌다. 결국 서울시는 사랑제일교회를 고발했고 예배에 참여한 모든 성도들에게 최대 3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경기도는 137개 교회에 7대 방역지침 준수를 조건으로 하는 집회 제한 명령을 내렸고, 정부도 대통령과 총리 차원의 강경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논란이 증폭되는 것을 우려한 정부는 반발하고 있는 교회 달래기에 나선 모습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자신의 SNS에 글을 올리고 "특정 종교단체를 겨냥한 조치가 아니다"라고 해명했고 같은 날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입장문을 발표하고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종교계의 참여에 감사하다"며 "특히 기독교계의 헌신과 희생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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