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단절 … 예배서 소외, 돌봄·재활·고용 한파도

코로나19 사태는 모든 국민이 버텨내야하는 고난이지만 특히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에게는 거의 암흑에 가까운 경험이다.

비장애인은 스스로 방역을 하거나 거의 모든 사회적 활동이 가능하지만 장애인들은 코로나19에 거의 무방비 상태에 놓여 누군가 도와주지 않으면 자가 격리 수준의 고립된 생활을 해야 한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 대부분이 기저질환자였던 점을 감안하면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에게 코로나19 감염은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협이 된다.

그러나 코로나 바이러스의 예방 물품인 마스크와 손소독제 같은 기본적인 물품도 제대로 구비하지 못한 장애인 가정이 수두룩하다.

발달장애 아동을 돌보는 부모의 경우 마스크 대란이 일어났을 때, 자녀를 혼자 두고 약국 앞에서 긴 시간 줄을 설 수도 없었다. 부모와 자녀까지 발달장애인으로 구성된 가정은 공적 마스크 구매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발달장애의 특성상 마스크 구매 정보의 접근조차 어려움이 많았다.

가족이나 지인의 도움을 받거나 휠체어에 의지해 외출이 가능한 장애인들은 코로나19 때문에 두 달여 간 거의 집 안에 칩거했다. 지역교회, 사회복지관 등도 문을 닫으면서 갈 곳을 잃고 자의반 타의반으로 자가 격리 생활을 한 장애인들도 많다.

장애인들은 서로의 처지를 잘 알기 때문에 같이 모이는 것 자체가 그들에게 용기와 위로, 희망을 주는 일이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고립된 삶 가운데 우울증을 앓기도 한다.

장애인들의 활동 제약은 그들을 돌보는 가족에게도 큰 우울감과 스트레스를 불러온다. 장애를 가진 개인의 의존도로 인해 부가적인 돌봄의 부담이 크기 때문에 비장애인 가족의 부모에 비해 많은 시간의 소모로 육체적 피로를 더 많이 느끼기 때문이다. 특히 만성질환을 가진 장애인 가족의 경우 식욕부진, 불면증, 두통 등의 신체증상을 겪는 경우가 많다.

주나임장애인선교회 김남주 목사는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되면서 비장애인들도 큰 불편을 겪었는데 장애인들이 겪는 불편과 고통은 정상인의 2~3배는 될 것”으로 예상하고 “경제적 어려움도 어려움이지만 고립감과 장애로 인한 불안과 두려움이 주는 고통도 상대적으로 더 크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또 “장애인들은 적절히 활동을 해야 건강을 유지하는데 운동을 못하니까 건강이 더욱 안 좋아진다”며 “하반신이 마비된 어느 장애인 성도님은 두 달여 간 외출을 못하시다가 몸에 욕창이 생겨 결국 패혈증으로 돌아가셨다”고 했다.     

비장애인보다 정보력이 약한 것도 문제다. 시각장애인이나 청각장애인들은 자막이나 수화가 제공되지만 정부와 지자체가 제공하는 실시간 코로나19 국내 감염 현황과 확진자 동선에 대한 정보가 늦을 수밖에 없다. 

앞으로도 코로나19 사태처럼 신종 바이러스로 인한 긴급재난상황이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장애인에 대한 보다 세심한 사회적 돌봄이 필요하다.

사회복지기관이나 지역의 사회복지시설에만 이 일을 맡길 것이 아니라 지역의 교회가 장애인 돌봄에 동참해야 한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장애인에 대한 방역 지원이다. 개인이나 시설에 마스크와 손소독제와 같은 기본적인 방역 물품을 지원하고 주기적인 방역소독으로 도울 수 있다.

대부분 저소득층인 장애인에 대한 재정적 지원도 필요하다.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교회가 주거를 위한 월세를 지원하거나 생필품을 지급할 수 있다.

오랜 기간 고립된 생활을 하면서 심리적 위축과 우울증을 경험하는 장애인들에게는 심리치료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