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성전예배의 전환

이용호 교수
팬데믹 코로나19가 세계를 삼켜 버렸다. 그나마 안전하다는 한국도 역시 코로나의 영향 하에서 아직 힘들어 한다. 한국교회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교회의 정체성이라고 여겨졌던 성전 중심의 주일 예배가 심한 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위력이 한참 진행될 때 교회는 주일 성전예배를 드릴 수 없었고 거의 모든 교회의 교육 기관도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아담 공동체인 교회에게 “너 어디에 있는가?”(창 3:9)를 물어보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통하여 현재 한국교회가 가진 고정된 틀을 되돌아보자.

이스라엘 역사에도 성전예배를 드리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솔로몬 성전 건축(왕상 6:3~14)절 이후 야훼의 임재를 제시하는 신앙의 자리가 남유다의 멸망(왕하 25:1~7; 대하 36:13~21)과 성전 파괴(왕하 25:8~17; 렘 52:12~33) 후에 중단됐다. 또한 에즈라-느헤미야의 귀환 공동체의 성전 건축 후에 다시 주후 70년 로마의 베스티안의 아들 티투스(Titus)에게 안토니아성이 함락되고, 성전은 약탈되고 완전하게 파괴된다.

이스라엘 또는 유대인들은 야훼를 섬기는 그들의 신앙을 버렸는가? 이들이 성전 중심 제사의 대체물로 세운 회당, 할례 그리고 안식일 준수는 그들의 성전의 파괴에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패러다임의 전환이었다. “하나님은 성전(건물)이 아니며, 건물로서의 성전은 하나님이 될 수 없다. 또한 하나님은 성전에만 머물러 있지 않으며, 어디든 계시는 분이다. 즉, 하나님은 어느 한 곳에 머물러 계시지 않는다”

코로나19로 인하여 현재 한국 교회의 성전 예배와 교회 교육기관의 예배가 불투명해진 이 시기는 구약에서 성전예배를 이행할 수 없는 시대와 비슷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특히 강남 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집사는 “현재 직면하고 있는 코로나는 백신이 발견되기 전까지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고 말한다.

코로나가 종식이되면 더 심한 전염병이 이 세상에 오지 않을까? 성전의 파괴가 유대인들이 성전 예배의 전환을 통하여 그들의 정체성을 확보하고 지금까지 유대교를 지켜낸것과 같이 현재 한국 교회도 다가오는 불안한 미래를 바라보며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이 패러다임의 전환은 두가지 측면(지면 때문에 교육적인 면은 생략한다)에서 생각 해볼 수 있다.

첫째, 성전예배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모이는 밀집형 또는 모이는 성전예배를 분산해야한다. 온라인 소구룹 예배, 작은 공동체 그리고 가정 중심인 디아스포라식의 분산형 예배 등 다양한 현장예배를 도입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디아스포라식의 작은 성도의 모임 예배가 밀집형 성전예배와 같은 영적 예배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교육하고 경험하게 해야한다. 병행하여 주 1회로 한정하여 드려질 수 있는 밀집형 예배는 전체가 모이는 예배와 교제를 통하여 공동체 축제와 같이 교회의 소속성과 모임의 귀중함을 경험하게 해주는 역할이 필요하다.  

둘째, 기독교의 모토인 ‘내 증인이 되라’(행 1:8)고 말씀하신 예수의 말씀을 어떻게 실천하는가 하는 것에 있다. 그 때문에 ‘증인’이라는 것이 전도만을 의미하지 않으며, 또한 기독교 공동체 형성 이유인 ‘내 양을 먹이라’(요 21:15)는 장소가 단지 ‘우리 교회’라고 생각하는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즉, 고정된 우리 교회만의 의식 보다는 ‘우리 지역’이라는 넓은 의미에서 생각의 전환이다. 어떻게 지역 사회에 도움이 될 수있을까? 예를들면 한국사회의 가장 큰 고민인 학생들의 진로 지도와 청년들의 취업 지도를 신앙 지도와 병행하려고 한다면, 교회의 평신도 중에서 아니면 다른 교회와 협력하여 전문 상담 시스템을 교회에서 구축해주면 지역사회에 도움이 될 것이다. 교회 안으로만 모이게하는 교회가 아니라, 교회가 주변 지역 사회의 해결사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코로나19를 시작으로 앞으로 닥쳐올 전염병들은 공동체를 해체하는 수준으로 나아갈 것이다. 고대 세계에서 유대교가 성전 파괴를 당하고 흩어지는 현실에서 그들만의 정체성을 지키려고 노력했듯이, 밀집형 공동체로 모이는 한국의 교회는 미래를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그리고 이 위기 극복을 위하여 한국 교회가 어떻게 패러다임의 전환을 하는가 하는 시기에 직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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