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제주여행·개척교회 모임 등에서 확진
“한국교회 신뢰에 타격, 다시 경각심 가져야”

▲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한국교회의 경각심이 필요한 상황이다. 사진은 공무원들이 교회를 방문해 철저한 방역을 권고하는 모습(제공=성남시)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또다시 교회 관련 확진 사례가 늘고 있어 주의가 요청되고 있다.

최근 2박3일 간 제주여행을 다녀온 목회자 모임의 8명 중 6명이 지난 5월 31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경기 군포와 안양에서 가족 간 2차 전파가 이뤄져 총 15명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며 교회발 코로나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지난 28일 인천 미추홀구에서 열린 개척교회 모임에서도 집단 감염이 발생해 1차로 목회자 16명을 포함해 28명이 확진됐고, 6월 2일 현재 2차 감염까지 확진자는 45명으로 늘어났다. 이 모임에는 인천지역 목회자들을 비롯해 경기도 부천, 시흥 등지에서 모인 이들도 있어 더 확산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큰 상황이다. 특히 확진자 대부분이 모임 당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교회와 목회자를 싸잡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확산세가 이어지자 인천시는 오는 14일까지 종교시설 등 다중이용시설 운영자제 권고 및 방역수칙 준수 조치를 발령했다. 

목회자들 뿐만 아니라 기독청년들을 통한 감염도 확인돼 비난이 더욱 거센 상황이다. 지난달 한국대학생선교회(CCC) 모임에서도 코로나19 감염이 발생했다. 초기 확진자로 지목된 남성은 24~25일 양일간 CCC 모임에 참여했고, 26일 증상이 발현된 뒤 28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남성은 무증상 상태에서 CCC 모임에 참석해 감염확산을 일으킨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로 인한 CCC 관련 확진자는 모두 9명으로 CCC 측은 확진자가 발생한 건물 등을 임시 폐쇄 조치하고 “최초 감염 원인이 어디에 있든지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교회발 감염자는 계속 발생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의 동인교회, 경북 구미시의 엘림교회와 관련해서도 2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같은 교회발 코로나 감염확산에 또다시 ‘교회 포비아’ 분위기가 유행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교회는 소금물을 입에 분사해 코로나19 확산을 야기했던 은혜의강교회 사례와 정부의 7대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는 모습으로 비난 받았던 사랑제일교회 사례 등 일부교회 사례로 인해 ‘교회가 문제’라는 따가운 시선을 받았었다. 비록 감염의 근본적인 원인이 교회에 있지 않더라도 경각심을 잃어 집단 감염을 일으켰다는 비난이 거셌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사단법인 한국교회총연합(이하 한교총)이 5월 31일을 ‘한국교회 예배 회복의 날’로 정해 야심차게 진행했던 예배회복 캠페인도 큰 타격을 입었다.

다시 현장예배를 회복하고, ‘예배’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다시 마음에 새기며 예배의 중요성을 잊지 말자는 의미로 진행한 캠페인이었는데, 교회발 코로나 재확산으로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이 됐다. 실제로 교회발 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면서 ‘꼭 지금 시기에 이런 캠페인을 해야 하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신평식 한교총 사무총장은 “한교총은 기독교인으로서 본분을 잊지 말자는 취지로 캠페인을 전개한 것인데 교회 상황에 맞게 진행하도록 했다”면서 “이번 사태로 인해 맹목적으로 교회를 비난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 사무총장은 이어 “더이상 교회 내에서 코로나19 확진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회마다 앞으로도 더 강화된 방역 체계를 갖추고 철저히 감염을 예방하려는 노력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일반 사회의 어떤 단체나 기관보다 더 철저히 방역하고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지역주민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며 차츰 사회적 신뢰를 회복해온 한국교회. 그동안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이전보다 더 강력한 방역 체계를 갖추고 바이러스에 대한 경각심을 잊지 않는 모범적인 모습을 되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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