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높이 교육 펼치는 '멋쟁이 교장샘'
블로그로 아이들과 소통···매달 장학금 지원 '감동'

천안 월봉산 자락에 위치한 천안쌍용고등학교는 4년차 신생학교지만 벌써부터 주변에서 특별한 학교로 소문이 나있다. 입시위주의 경직된 여타의 학교와 달리 교장이 직접 블로그를 통해 학생들과 소통하며 풍성한 사랑으로 돌봄을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장 류창기 장로(천안교회·사진)는 학교 모토도 ‘가족같은 학교 행복한 배움터’로 정하고, ‘할아버지’같은 넉넉한 사랑으로 아이들을 품고있다. 항상 미소를 짓고 있는 류 장로는 아이들에게 ‘교장 샘’으로 불린다. “아이들이 ‘선생님’을 ‘샘’이라고 부르는 건 친근감의 표현이에요. 그런 의미에서 ‘교장샘’이란 호칭이 얼마나 반가운지 몰라요. 멀리서도 교장샘을 부르고 인사하는 아이들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한번 보셔야 해요.”

류 장로의 학생사랑은 그의 블로그(http:// blog.daum.net/y12345)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62세의 나이지만 그는 교장이 되고 나서 용기를 내 블로그를 만들었다. 1640명이나 되는 전교생을 상대로 어떻게 소통해야 할까 고민하다 내린 결정이었다. 이제 아이들에게 익숙한 매체를 통해 하고싶은 얘기도 하고 고민도 듣고 기도문도 블로그에 올린다. 물론 처음에는 아이들이 과연 반응을 보일까 우려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방문자수만 1만6500명을 훌쩍 넘어섰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학생들 뿐만 아니라 교사와 학부모까지 그의 블로그를 방문해 글을 읽고 댓글을 달며 마음을 나누고 있다.

또한 그는 블로그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멋쟁이 교장샘의 면모를 십분 발휘하고 있다. 류 장로는 매일 야간자율학습을 하고 돌아가는 아이들에게 직접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 밤 9시가 넘어야 퇴근한다. 힘들게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수고했다며 어깨를 토닥여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게 큰 위로가 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아이들이 야자 끝내고 학교를 나설 때 끌어안기도 하고 어깨를 토닥이기도 하며 ‘고생 많이 했다, 내일 보자’며 인사해요. 아이들 반응을 보면서 이맘때 아이들에게 위로와 격려가 얼마나 필요한지 매일 배우고 느끼죠.” 아이들과의 소통을 중요시 하는 만큼 그는 교장실을 개방해 언제든지 찾아와 아이들이 상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류 장로는 “의외로 아이들이 부모나 담임에게 못하는 얘기들을 하러 온다”면서 “아이들이 생각보다 강박증, 우울증에 많이 시달리고 있으며, 성적고민보다 가정불화가 더 큰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라도 아이들이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상담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혹자는 교장이 권위를 좀 세웠으면 좋겠다고 말하지만 그의 생각은 다르다. 아이들 눈높이에 서야 아이들의 고민도 보이고, 어떤 도움을 줄까도 알게 된다는 것이 그의 교육지론이다. ‘수학’ 담당 교사시절부터 류 장로는 아이들이 싫어하는 과목인 ‘수학’에 어떻게 집중하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고, 이때 찾은 방법이 눈높이 교육, 퍼주는 사랑이었다.

 33년동안 꾸준했던 퍼주는 사랑은 이미 보람과 기쁨으로 류 장로에게 되돌아오고 있다. 졸업 후 학교를 찾아 대입과 취업, 결혼소식을 전하는 졸업생들의 방문이 그에게는 최고의 보람이고 기쁨이다. 특히 총각시절 첫 부임지였던 광천상업고등학교에서 가르쳤던 아이들은 이제 52세의 중년이 됐지만 아직도 교류가 활발하다. 당시 졸업생 10명은 매달 10만원씩 학교에 장학금을 보내며 스승의 은혜에 감사를 표하고 있을 정도다. ‘사랑은 실천을 통해 감동으로 나타난다’는 그의 삶의 표어가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주신 고귀한 교육사명과 성결인으로서의 신앙이 있었기에 지금처럼 교육자의 길을 걸을 수 있었던 거죠. 제가 한 일은 없어요. 다 주님의 은혜 때문입니다.” 한편, 류 장로는 교육사명만큼 신앙인으로서의 사역에도 열심이다. 천안교회 시무장로인 그는 교회 내 장기발전계획을 수립하는 기획팀장으로, 부부셀 리더로 활동하며 교회생활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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