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우 돌보고 섬기는 '미소천사'
'불친절 병원' 친절한 곳으로 변화

“우리 동네 병원이 확 달라졌어요”

삼례 고려병원을 찾는 사람들마다 달라진 병원의 분위기에 웃음꽃이 가득하다. 병원 정문에서 진료실에 이르기까지 친절한 안내와 설명, 그리고 환우를 섬기는 분위기를 몸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삼례 고려병원(원장 강재수)이 이렇게 달라진 데는 이 병원의 코디네이터 실장 박미혜 집사(전주교회·사진)의 역할이 컸다. 병원에서 ‘미소천사’로 통하는 박 집사는 ‘환자들은 고객 아니라 가족’이라는 개념을 도입하면서 ‘불친절한 병원’으로 소문난 병원을 ‘친절한 병원’으로 변화시켰다. 또 환우와 병원 사이를 조율하는 윤활유 같은 역할로 의사는 진료에 집중하고 환자는 제대로 된 치료와 대접을 받을 수 있는 알찬 병원으로 탈바꿈 시켰다. 사실, 박 집사는 이 병원 원장 강재수 집사(전주교회)의 아내이다.

남편 강 원장이 전라북도 정무 부시장으로 병원을 몇 년 비운 사이에 병원의 신뢰도가 형편없이 추락했다. 환자는 많은데 의료인들은 적다보니 진료 대기시간은 길어지고 직원들의 불친절이 도를 넘게 된 것. 이런 병원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코디네이터 자격증과 1급 강사 자격증을 소지한 박미혜 집사가 구원투수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박 집사는 병원에 처음 부임한 이후 인사만 열심히 했다. 그리고 매주 토요일 마다 웃음과 미소 등 표정관리, 환우 응대 방법 등을 직원들에게 교육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한달도 안돼서 직원들의 모습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물론 이런 변화의 주역은 박 집사였다. 미소와 친절은 기본이고, 아침 마다 병상을 찾아가 입원 환자들의 손도 잡아주고 볼도 비벼주면서 사랑을 전하고 밤새 불편한 점이 없었는지 일일이 확인했다. 더러운 침대 시트를 갈아주고 휠체어를 밀어주는 등 언제나 환자들 곁에 있으면서 섬김을 실천했다. 비가 오거나 퇴원할 때는 버스 터미널까지 우산을 들어주거나 짐을 대신 들어줄 정도로 친절을 베풀었다. “병원을 찾은 어르신들을 보면 한편으로 마음이 아프기도 하지만 그럴수록 더 잘해 드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꼭 안아주기도 하고 ‘사랑해요’라는 말도 자주 합니다.” 무엇보다 박 집사의 친절 비법은 환자들이 원하는 것을 미리 챙겨주는 것이다. 가령, 환자들을 듣기 좋아하는 호칭으로 불러주거나 환자들이 요구하기 이전에 문제를 해결해 준다는 점이다. 그 만큼 환자들의 입장에서 일한다. 환우에 대한 사랑이 넘치는 박 집사는 웃음도 많지만 그 만큼 눈물 또한 많다. 고통스러운 환자들을 볼 때 마다 눈물부터 핑 돌지만 애써 참을 때가 많다. 대신에 어려운 고비를 넘기고 건강을 되찾은 환자들 앞에서는 웃음보다 감사와 감격의 눈물을 쏟기 일쑤다.

박 집사의 작은 배려와 사랑은 직원들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환자들 편에만 서면 직원들과 불화와 마찰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환자들에게 우선순위를 두지만 부당하거나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 때는 직원들의 입장에 서기도 한다. 그래서 박 집사의 코디가 병원에서 신뢰를 얻고 있다. 흔히, 친절은 천성에서 나온다고 하지만 박 집사는 신앙에서 나온다. 그의 행동 하나가 전도가 되고 그리스도의 향기가 되기 때문이다. “제 행동 하나 하나가 직원과 환자들에게 본이 되기도 하지만 삶으로써 하나님을 알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원장 부인의 힘이 아니라 진정한 섬김과 사랑을 실천하고자 하는 신앙인의 모습으로 그리스도인의 향기를 내고 싶다는 박 집사는 최근 고려병원에서 세운 은빛사랑요양원의 코디네이터로도 활약하고 있다. 그녀의 꿈은 환자와 직원 모두가 흐뭇하고 행복해 하는 병원과 요양원을 만드는 것이다. 그 꿈이 그녀의 미소 속에서 영글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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