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그룹 전도효과 ‘장점’
지속성 전문성은 ‘숙제’

교회에서 문화를 배운다?

문화센터를 운영하는 교회들이 늘어나고 있다. 문화를 통해 지역주민과 소통하며, 보이지 않는 벽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최근 문화센터의 전도효과가 드러나자 문화센터를 향한 관심이 더 커졌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전도를 위해서 문화센터를 운영하는 것은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교회 문화센터가 더 발전하기 위해서 어떻게 변해야 할까?

저렴하지만 수준 높은 강의 ‘매력’

교회 문화센터가 등장한 것은 지난 2000년대 초반. 처음에는 지역 주민을 위한 봉사의 취지로 만들어졌다. 실제로 교회 문화센터 이용자 대부분은 교회성도가 아니다. 저렴한 가격과 가까운 거리에 끌린 지역주민이 전체 수강생의 70~80%를 차지한다. 일반 문화센터보다 약 20~50% 할인된 가격이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교회의 지원이 이러한 가격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저렴한 가격만을 내세운다면 교회 문화센터는 오래 유지되기 힘들다. 전문 강사진을 바탕으로 한 좋은 강의가 필요하다.

교회 문화센터는 교회의 풍부한 인적 자원을 활용해 강사를 섭외한다. 교회 성도 중 해당 분야 전문가를 모시거나 교회의 지원을 바탕으로 수준 높은 강사를 초빙한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교회 문화센터는 기존 문화센터와 비슷한 또는 더 수준 높은 강의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성도들에게 교회 문화센터는 소그룹의 역할을 하고 있다.

신촌문화아카데미 총무 정영심 집사는 “교회 성도들이 강의를 들으면서 서먹서먹한 관계를 없애고 있다. 친목을 위한 소그룹으로 문화센터만큼 좋은 것은 없다”며 장점을 언급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문화센터의 가장 큰 결과물은 바로 전도효과다. 송현교회 문화센터 도우미 윤미경 집사는 “문화센터를 이용하는 자녀를 둔 부모님들이 교회에 등록하고 있다”면서 “아이들을 통해 부모님들도 교회에 대한 거리감을 없앤 것 같다”고 말했다.

전도효과는 씨앗 아닌 열매

대부분의 교회 문화센터는 이처럼 전도의 효과를 보고 있었다. 그러나 교회 문화센터 담당자들은 전도는 결과물일 뿐, 문화센터를 시작하는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충고했다. 길교회와 태광교회 문화센터 원장을 맡고 있는 김수영 집사(제자교회)는 “문화센터 안에서 성급하게 전도를 하려는 시도는 교회에 대한 불신감, 거부감만을 낳는다”면서 “자연스럽게 복음이 전달될 수 있도록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전도는 단지 결실로 여기자는 것이다. 김 집사는 발표회 등의 행사를 마련하고, 행사 전에 치러지는 예배를 통해서 교회 예배문화를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전문성 부족, 교육시설 인가 등 고민

또한 교회 문화센터 진행자들은 한 목소리로 강좌가 전문성, 지속성을 갖추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수강생들이 호기심에 등록을 한다. 그중 지속적으로 강의를 듣는 수는 미미하다는 것이다. 한 문화센터 담당자는 “한 강좌에 신입생과 재학생이 뒤엉켜 수업을 하기도 한다. 그렇다보니 전문가 양성 코스를 만들려는 시도조차 어렵다”고 말한다. 호기심이 아닌 전문성을 갖춘 강좌를 통해, 지금보다 더 알찬 강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교회 문화센터의 과제다.

신생 문화센터에게는 교육시설로의 인가도 걱정거리다. 교회는 평생교육시설이 아니기 때문에 지속적인 교육을 위해서는 교육시설로의 인가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것을 위한 절차가 너무 까다롭다. 5월 첫 학기를 시작한 태광교회 문화센터의 김인영 전도사는 “교회시설이기 때문에 교육시설로 인정받기가 복잡하다”며 “시작을 했지만 수강료나 수강생 같은 용어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이러한 법적 절차를 미리 인식하고 진행한다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다.

우리교회 문화센터가 정체되지 않고 발전할 수 있도록 장점은 더욱 키우고 단점은 수정하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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