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 교회문화 버리고 새 시선 가져야

최근 이혼의 증가로 인해 홀부모와 미혼자녀로 이루어진 ‘한부모가정'이 늘고 있는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6년 현재 한 부모 가정은 전국 1589만 가구의 8.6%인 137만 가구이며, 이중 79%인 108만 가구가 엄마와 자녀들로 구성된 모자 가정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것은 2005년 우리나라 총가구(일반가구)는 1만5887천 가구 가운데 가구주가 여성인 가구는 3485천 가구에 비해 상당히 늘어난 수치다. 여성가구주 모두가 여성 한부모가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 여성가구주 중 모자가구 수에 대한 통계를 보면 모자가구수는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사별로 인한 여성 한부모 가정은 감소하는데 비해 이혼으로 인한 여성 한부모가정은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한부모 가족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지만, 눈높이에 맞는 지원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정상적이지 않은 가족이라는 색안경을 낀 시선 역시 사라지지 않고 있는 점이 문제다. 이중에서도 특히 교회들의 의식이 가장 굳게 닫혀있다. 그래서 신앙을 가진 한부모가정 구성원들은 현실에 적응해 나가는 데 있어 경제적 어려움 외에도 교회 내에서 겪는 정신적 충격도 큰 상황이다.

3년 전 남편과 이혼한 뒤 초등학교 5학년, 2학년 아들 둘을 키우고 있는 강정숙 집사(35ㆍ가명)는 식당종업원으로 일한다. 자식들을 혼자 돌봐야 하기 때문에 하루 12시간 이상씩 노동을 하면서도 강 집사는 주일예배에는 빠지지 않는 신앙인이었다. 항상 바쁘고 피곤한 일상 이지만 위로가 되고 의지가 되는 이는 하나님밖에 없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강 집사는 얼마전부터 교회나가기가 싫어졌다고 한다. 특히 5월 내내 부부관계 세미나, 아버지 학교 등 ‘가족’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강 집사네 식구들에게 더 큰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저는 괜찮아도 아이들이 주눅 드는건 정말 못 참겠더라고요. 안그럴려고 해도 자꾸 움추려들게 되요” 이러다 신앙까지 잃게될까 걱정되어 교구를 담당하는 부목사에게 싱글맘으로 살아가는 어려운 점을 상담하다 낭패를 보기도 했다. 꼭 젊은 남자에게 꼬리치는 듯한 모습으로 비춰졌기 때문이다. 대놓고 뭐라 하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의 불쾌한 시선만으로 무슨생각을 하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후부터는 왠지 교회 사람들의 시선이 곱지 않았게 느껴졌다. 꼭 자신을 ‘요주의인물’로 보고 있는 듯 했고 결국 강 집사는 다니던 교회를 떠날 수 밖에 없었다. 이제는 새로운 교회에 다니지만 교회사람들에게 자신이 이혼했다는 사실을 말하기 싫어 자연스럽게 거리를 두게 되었다고 한다.

한국한부모가정연구소 황은숙 소장은 “교회내에서 성도가 한부모가 될 경우 ‘불쌍한 사람'의 개념 또는 언젠가 문제를 일으킬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노인복지나 결식아동은 도우면서도 한부모 돕기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하고 “신앙과 이혼은 별개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하이패밀리 추부길 목사는 “이제는 교회가 한부모가정에 대해 관심을 기울일 때"라면서, “그들이 갖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를 살펴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추 목사는 “편견에서 벗어나 교회가 발 벗고 나설때 그들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고, 교회 내에서의 안정된 가족으로 평안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부모가정이 하나의 가족형태로 정립되고 사회구성원으로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교회가 먼저 편견의 시선을 버려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회의 모든 프로그램이 부부ㆍ부모중심으로만 편중돼 있어 한부모 가족이 극도로 소외감을 느끼게 하는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 또 교회 안팎의 한부모 가정들을 지원할 수 있는 싱글맘, 싱글 대디 모임이나 한부모 가정 자녀를 위한 상담 및 교육 프로그램 등을 통해 교회에서부터 편견없는 가정 사역을 실천해 나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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